나무위키의 구조상 한계 잡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나무위키가 결국 영리법인에 판매되었습니다.

나무위키 소유권 이전에 대한 공지

한국 시각으로 새벽 2시 30분경에 올라온 공지로 인해 새벽부터 팝콘이 터져나갔고 날이 밝으니 불타오르고 있군요.



원래부터 나무위키는 소유권과 관련된 근본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나무위키의 시작은 namu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개발자가, 리그베다 위키가 폭파되는 상황에서 자료유실을 아쉬워하며 만든 포크사이트였습니다.

처음 namu는 별도의 추가적 자금투입 없이도 나무위키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고, 사용자들에게 광고 없이 비영리로 운영될 것을 약속했었습니다.
리그베다 위키가 폭파되어 접속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다른 위키를 찾던 사용자들이 나무위키를 선택하면서 비영리를 표방한 것도 꽤 영향이 컸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무위키는 생각보다 덩치가 큰 괴물이었죠. 기존 리그베다 위키 사용자 뿐만이 아니라 엔하위키 미러에서 소화했던 사용자까지 전부 나무위키로 몰려들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여성시대 관련 논란 등으로 더더욱 덩치가 커져, 월 페이지뷰가 3억이 넘어가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나무위키는 이를 감당하기 위하여 이미지 서버를 운영하는 대신 imgur에 기생하는 등의 편법을 사용했으나, 이내 imgur의 약관 위반으로 차단을 당했죠.
게다가 CloudFlare측에서 나무위키의 트래픽이 너무 과다하다는 이유로 월 20만원짜리 비즈니스 플랜에서 월 1천만원짜리 엔터프라이즈 플랜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면서 소모비용은 폭증했습니다.
무료로 사용하던 Google Analytics 같은 서비스 역시 트래픽 과다로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라며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서버 역시 사용자들을 감당하기 힘들었죠.



이러한 이유로 나무위키 운영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익처는 기껏해야 기부금. 그것도 리그베다 위키의 자료를 포크해오면서 발생한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namu의 개인정보를 조금이라도 드러내지 않기 위하여 비트코인으로만 기부를 받는 상황이라 유지비를 충당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결국 나무위키에 광고를 달게 되었고, 로그인 하지 않은 사람에게 광고가 노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namu는 광고수익을 공개하지 않았고, 그게 2016년 4월에 터진 영리 논란이었습니다.

namu측에서는 개인정보나 광고업체 관련 정보를 노출할 경우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완전한 공개를 거부했고, 이는 사용자들의 불만을 사게 되었습니다.
사실 namu에서 미리 알아서 공개를 했더라면 '이번달 수익은 얼마, 지출은 얼마'라는 상세한 내용 없는 두루뭉술한 수익지출내역 공개로도 버틸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그래서 일단 대략적으로는 수익 공개를 한 뒤, 오프라인에서 사용자 대표격인 사람에게 직접 모든 내용을 공개하여 투명성을 갖추겠다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는가 싶었습니다.

재정 투명성 확보에 관해

하지만 불과 한달도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은 무산되었습니다.
namu가 파라과이의 영리법인인 umanle S.R.L.에 나무위키의 '소유권'을 넘겼기 때문이지요.



나무위키는 처음부터 근본적으로 'namu 개인의 사적소유물'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영상 투명성을 유지한다든지, 비영리적으로 운영한다든지 하는 제한이 없었죠.

영리 논란에서 나무위키의 어떤 사람이 'namu가 나무위키 수익금으로 빌딩을 사도 문제없다'면서 비영리임을 주장하는 뭔가 이상한 논리를 주장한 적이 있었는데, 사실 그게 맞기는 합니다. 나무위키는 namu의 사적소유물이므로, 그 수익을 namu가 어떻게 쓰든 세금만 제대로 낸다면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그게 '비영리'는 아니겠지만요.

비영리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설립이 까다로운 비영리 법인을 세우거나, 아니면 적어도 영리법인을 세우면서 정관 등에서 비영리적 운영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여 법적 효과를 얻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리사업이랑 다를게 없거든요. 비영리를 추구하는 예술가들도 비영리 임의단체를 구성하기는 하지만, 정작 사업을 할 때는 개인사업자로 등록을 하면서 영리사업자로 취급을 받습니다.

나무위키 같은 '개인의 소유물'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비영리로 단정지을 수가 없습니다.
'비영리 임의단체'의 구성원이 개인사업자로서 사업을 할 때 '외형적으로는 영리이나 내용적으로는 비영리'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비영리 임의단체를 구성할 때 세무서에 그 운영방식 등을 정의하는 규칙(정관 등)을 제출하여야합니다. 그 규칙을 보고서 '얘네들이 비영리적으로 운영하려고 하는구나'라는 것을 결정지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위키 같은 개인 소유물에서 정관 등의 법적 효력을 입증받을 규칙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임의단체의 경우에는 세무서에 등록된 정관이 법적으로 유효하게 작용하게 되며, 그 내용을 변경하고자 하면 별도의 변경절차를 거쳐야하는데, 나무위키의 기본방침은 세무서 등의 관공서에 등록되어있지도 않을 뿐더러, 내용을 고치는데도 사용자들 끼리의 약속만으로 그것이 손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무위키는 공식적으로 비영리라고 하기에는 뒷받침할 증거가 없습니다. 다만 '비영리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지향한다'는 정도로만 서술이 가능할 뿐이죠.
그리고 그게 가능하려면 수익/지출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소유주인 namu가 마치 영리단체인 개인사업자처럼 나무위키의 운영을 통해 얻은 이익금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할 근거로 제시해야됩니다.
이것도 명확하게 하자면 세부적인 수익/지출내역이 공개되어야할 것입니다만, 개발자들의 신상정보가 노출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나무위키의 본질적 한계로 인해 그것 또한 무리입니다. 그저 대략적으로 공개되는 내용을 사용자들이 믿어주기를 기대할 수밖에요.
영리/비영리 여부에 대해서 법정에서 따질 수도 없는 것이, 개인소유물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을 어떻게 하든, 세금만 제대로 내고 있으면 상관이 없거든요.

더군다나 나무위키가 비영리적으로 운영하려는 시도를 한다고 하더라도, 비영리사업에서 인건비 같은 비용은 지출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namu가 '나는 이만큼은 가져가야 적절한 인건비가 된다'는 명목으로 모든 수익잉여금을 가져가도 문제가 없습니다.
법인이라면 법인의 구성원들이 적정한 수준의 인건비를 책정하여 지급하겠지만, 나무위키는 개인소유물이거든요. 얼마를 인건비 명목으로 가져가든 그건 소유주인 namu의 자유입니다.



과장되게 말하자면 '나무위키 사용자들은 namu의 나무위키 운영이 영리적인지 비영리적인지 논할 자격조차 박탈당한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모두 나무위키가 개인소유물이라는 근본적 한계 때문이라, 소유권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절대 극복할 수 없는 한계죠.

한 때 리버티 LLC.라는 유한책임회사에서 인수를 시도하였으나, 비영리법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되면서 별다른 타개책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는 나무위키 소유권 이전으로 종결되었습니다.



이제 나무위키는 umanle S.R.L.라는 파라과이의 법인으로 소유권이 넘어갔습니다. S.R.L.은 스페인어로 '유한책임회사'를 가리키는 말로, 이전에 나무위키 인수를 시도했던 리버티 LLC와 동일한 형태의 회사입니다. 당연히 영리법인이죠.

이전에는 비영리법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양도를 거부했다가 이제와서 외국의 영리법인에 소유권이 넘어간다는건 뭐...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사용자들이 '돈 받고 넘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게다가 이러한 형태의 일방적 통지는 이전에 admin001이라는 계정이 갑자기 나타나 나무위키의 여러 권한을 가져가면서도 사용자 논의 한 번 없이 일을 처리하면서 불만을 빚었던 상황과 동일합니다.
나무위키가 근본적으로 개인소유물이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뭘 요구하든 소유자는 마음대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애초에 나무위키의 사용자 자치라는건 환상에 불과했던 것이고, 그것이 이번에도 드러난 것이죠.

이제 개인소유물이었던 나무위키가 파라과이의 영리법인으로 넘어갔으니, 사용자들은 더더욱 손을 쓸 수 없어질겁니다.

사용자와 물리적 거리가 엄청 먼 외국의 법인이, 일반적인 영리법인이면서, 사용자가 가입해서 뭔가 운영에 참여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 형태일텐데, 나중에 영리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돌린다, 또는 그런 얘기도 없이 나무위키를 통해 수익을 가져간다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걸 사용자가 견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새로운 소유자가 된 위 법인 담당자는 '문제가 생기면 사용자들이 보이콧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나무위키 관련해서 보이콧으로 뭔가 이룬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리그베다 위키야 한 명이 모든 것을 관리했기 때문에 해킹까지 하면서 털어대는데 버티지 못한 것이고요.

리그베다 위키에 대한 보이콧으로 영리화 틀을 만들어 붙이던 것도, 나무위키에서는 소유자인 법인에서 그냥 다 차단먹이고 필터링하면 통할 수 없습니다.
토론으로 여론을 형성하려고 해도 다 차단해버리면 끝이지요. 어차피 외국법인이니 사용자들 눈치볼 일도 적을테고요. 오히려 잘못하면 영업방해로 고소나 당하겠죠.
대체제를 만들 수도 없습니다. 나무위키가 영리법인의 소유가 되었으니 포크하는 것도 허가하지 않을테고(이건 기존 나무에서도 안했지만요), 그렇다고 리그베다 때처럼 포크 막는게 ccl 위반이라면서 따져봐야 법적으로 진짜 나설 사람이 어디있을까요?



오히려 상황이 명확해지기는 합니다. 나무위키는 이제 namu라는 개인이 호의적으로 제공하는 사적소유물에서, 특정 외국 법인이 운영하면서 부속 커뮤니티를 통해 수익을 얻고자 하는 사이트가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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